한동안 잘 쓰던 탐론 17-50 렌즈를 팔아치우고 번들렌즈를 구입했다.
번들렌즈로 시작해서 16-45, 28-70, 28-75, 17-70, 17-50을 거쳐 결국엔 또 번들렌즈니...
참 많이도 돌고 돌아서 왔군.
생각해보니 번들렌즈로 사진생활을 시작했던 시절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거창한 동기 때문은 아니고
어차피 17mm로만 사용하던 줌렌즈... 보다 광각으로 가볼까..하는 생각에 17-50을 팔아서
14mm 단렌즈를 구매하고, 그래도 표준줌은 있어야겠다 싶어 번들렌즈까지 영입한 것이다.
(탐론17-50이 좋긴 좋은 렌즈인가 보다. 장터에 내놓은지 15초만에 팔려버리니... 쩝.)
PENTAX DA18-55mm F3.5~5.6 AL, 이른바 번들렌즈라 불리는 이 녀석은
펜탁스 유저들이 '우주 최강 번들이'라며 극찬하는 저가형 표준 줌렌즈이다.
중고시세가 5~7만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으니 돈값을 하고도 남을 수밖에 없는 렌즈.
타사의 번들렌즈에 비해 광학 성능과 만듦새에 있어서 비교적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에 구입한 렌즈는 DA18-55 II라는 신형 번들렌즈다.
구형에 비해 가격은 2~3만원 정도 비싸지만 광학 구조 변경으로 주변부 화질이 개선되었다 한다.
무엇보다 빨간 글씨로 'II'라 적혀있는 부분이... 왠지 'Limited'라고 적혀있는 것만
같아서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느낌을 혼자 받고있다.
이 신형 번들렌즈는 국내에 그리 많은 물량이 풀리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레어 렌즈일까?
잠은 안 오고 기분도 울적하고 해서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어느새 두 병이나 비워버리곤
결국엔 격하게 구토를 했다. 괴로워서 마신 술에 괴로움이 더 했으니 오호통재라.
새벽에 변기를 끌어 안고 울었다. 지지리 궁상.
탐론 17-50에 비해 화질이나 선예도는 좀 떨어지지만 어차피 막눈이라 그 차이는 모르겠고,
다만 PENTAX가 자랑하는 SMC코팅답게 색감은 더 좋은 것 같다.
아니, 확실히 색감은 더 좋다.
DA14mm F2.8 ED 렌즈는..... 조금은 까탈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이녀석은 좀 더 갖고 놀아보고 정성껏 리뷰를 올려볼까 한다.
17-50 팔기 전에 무척이나 고민을 했었는데 막상 새 렌즈를 들이고 나니 팔길 잘 했구나싶다.
비싼 렌즈 하나 팔아서 조금 비싼 렌즈와 엄청 싼 렌즈를 하나씩 들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남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1÷2 = 2)
얼른 작업 끝내놓고 홀가분하게 여행이나 다녀와야겠다.
그나저나... 구하기 쉽지 않은 두 렌즈를 이토록 쉽게 구했으니... 역시 난 장터의 신?!
비비디바비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