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2009. 1. 19. 00:16
나는 자신의 영역에 대한 애착이 남들보다 강한 모양이다.
달랑 1년을 살은 집인데... 아니, 방인데...
이사를 가려니 뭔가 섭섭하고, 벌써부터 묘하게 그리운 느낌이 생겨나서
잠이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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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 열고 집에 들어서면 은은히 풍겨오는 홀애비 냄새와 익숙한 광경.

화장실, 베란다까지 다 합쳐봐야 예닐곱 평 될까말까한 좁은 집이지만,
두 다리 쭉 뻗고 뜨끈한 방바닥에 누우면 '아~ 역시 집이 최고야...' 소리가
절로 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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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이 집에서의 시간 대부분을 저 책상 앞에서 보낸 것 같다.
하긴 새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찬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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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가 작아서 좀 불편했지만, 내게 요리하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설겆이하는 귀찮음을
새삼 깨우쳐 준 부엌(이라고 하기엔 좀...). 서울에 와서 요리는 제법 늘은 것 같다. 
그러고보니 자취생활도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요리 늘 때도 됐네... 






아침이면 방 한칸짜리에서 방 두칸짜리로 이사를 간다.
내일부터는 작업하는 공간, 자는 공간, 밥먹고 쉬는 공간이 각각 나뉘어진다.
보다 넓고 채광이 좋은 집에서 새로운 살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도
기분은 그냥저냥 꿀꿀하기만 하니 당최...






내일 점심엔 진형이 놈이랑 자장면에 탕수육을 시켜먹고,
짐정리 끝나고 저녁엔 돼지껍데기에 소주나 한 잔 해야겠다.

Posted by 智炯